[인쇄술의 기원] 동양의 서사재료


인류가 기록을 위해 문자를 사용하게 된 것은 매우 오래 되었으나 종이를 발명하여 쓰게 된 것은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다. 종이는 중국에서 105년에 처음으로 만들어졌고 서양에서는 그보다 1천여 년이 지난 12세기 경에야 비로소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종이가 발명되기 전에도 기록을 남기거나 각종 문서 및 책을 만들기 위해서 여러 가지의 재료를 사용했었다.
 
중국에서는 종이가 발명되기 전의 서사 재료로 처음에는 거북의 껍질이나 동물의 뼈를 이용하다가 점차 돌이나 옥(玉), 도기 등도 이용했으며, 몽고 민족들은 양피지를 사용하여 불경을 만들기도 하였다. 그러나 동양에서 가장 널리 사용된 서사 재료로는 대나무나 나무를 사용했는데, 이를 죽간(竹簡)과 목독(木牘)이라 했다.
 
하나의 간이나 독에는 일정 분량의 글자만을 쓸 수 있었으므로 긴 문장의 기록은 여러 개의 간이나 목을 가죽끈[韋編]으로 엮어서 하나의 책(策)으로 펴냈다. 즉, 책(策)은 하나의 책(冊)으로 춘추시대에 관한 기록에는 많은 기록은 책을 쓰고 작은 기록은 간독을 썼다고 적혀져 있다.
 
죽간(竹簡)은 대나무를 불에 구운 다음 잘게 나누어서 만들었다. 불에 구움으로써 대나무에 들어 있는 유성(油性) 성분을 없애 글씨를 쓰기 쉽도록 하고 충해를 방지하여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도록 하는 구실도 했다.
 
죽간은 큰 것부터 작은 것까지 다양한 크기가 있었다. 큰 것은 폭이 20㎝, 길이가 60㎝나 되는 것도 있고, 작은 것으로는 폭이 약 1㎝, 길이가 12㎝ 정도의 것도 있다. 같은 크기의 죽간은 세로로 나란히 세운 다음 가로 방향을 비단실로 묶어 책(策)으로 만들었는데, 그 모양은 마치 오늘날의 발과 같았다.
 
목독(木牘)은 목편(木片)을 말하는 것으로 대개 30㎝ 정도의 정방형이 많지만 다양한 모양도 많이 전해지고 있는데, 관청에서 문서를 기록하거나 일반인들이 편지를 쓰는 등 폭넓게 사용되었다. 짧은 문장은 대체로 죽간에 쓰고 긴 문장을 쓸 때는 책을 사용하였던 것이다.
 
죽간이나 목독은 종이가 발명되기 전 중국에서는 2천여년 동안이나 보편적으로 사용된 서사 재료였다. 특히 죽간은 질이 견고하고 치밀하며 불에 구워 충해 방지가 가능하였으므로 내구성이 훌륭하였을 뿐만 아니라 원료 또한 풍부하여 널리 사용될 수 있었다. 이러한 서사 재료에 필사를 하기 위해 처음에는 주로 천연의 나무 즙인 칠을 쓰다가 나중에는 인조 먹을 개발하여 사용하기 시작했다.
 
죽간이나 목독 외에 백(帛)도 서사 재료로 사용되었다. 비단으로 만든 견백(絹帛)은 죽간이나 목독에 비하여 글씨를 쓰기가 쉬우며 열람에도 편리할 뿐만 아니라 길이 또한 임의로 줄이거나 늘릴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견백에 쓴 글을 백서(帛書)라고 하며, 그림은 백화(帛畵)라고 부른다. 하지만, 그 원료가 매우 귀하고 값이 비싸서 특수 계층에서만 사용되었을 뿐 일반 대중들 사이에서는 널리 사용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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