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술의 기원] 문자의 발생


오늘날에는 문자가 인간 상호간에 의사전달 수단으로 보편화되어 있지만 문자가 언제부터 생겨나 사용되기 시작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문자가 생기기 전에도 사람들은 음성이나 몸짓 등으로 의사를 소통시켜 왔다. 그리고 문명이 점차 발달됨에 따라 음성은 일정한 체제를 갖춘 언어로까지 발전하게 되었다.
그러나 언어는 음성이 전달되는 범위 내에서만 소통이 가능하고 불완전한 인간의 기억력 범위 내에서만 유지될 뿐이다. 따라서 사회가 점차 발달하고 복잡해지면서 서로 간에 전달하거나 소통시켜야 할 의사의 질과 양이 많아지자 전달성과 보존성이 보다 확실한 방법을 찾게 되었다. 이러한 필요에 따라 생겨나게 된 것이 문자이지만, 문자는 짧은 시일 안에 쉽게 형성되지는 못했다.
 
문자가 사용되고 기록물이 등장하는 시점에서 선사시대와 역사시대로 구분되는데, 인류는 이미 문자가 생겨나기 전인 선사시대에도 의사의 전달과 보존을 위한 여러 가지 표현 방법을 고안해 사용하였다.
 
그 중에서 오래 전부터 가장 널리 사용된 것이 결승의 방법이었다. 천이나 양털로 만든 새끼로 적당한 간격마다 일정한 매듭을 지어 상호 간에 의사 표시를 했던 결승문자(結繩文字)는 고대 중국, 페르시아, 잉카제국 등에서 사용되었으며, 지금도 그 흔적이 페루나 멕시코의 원주민들에게는 남아 있다.
 
새끼의 개수나 간격에 따라 수(數)를 나타내고 빛깔에 따라 여러 가지 의미나 추상적인 관념까지도 표현했는데, 소유 재산의 기록과 연대기 등을 보존할 목적으로도 사용되었다. 즉, 커뮤니케이션의 전승성과 보존성을 지닌 문자 이전의 방법을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승문자는 하나의 약속과 같은 것이기 때문에 보편적인 뜻을 나타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사전교육이 있어야만 한다. 그래서 학자들이 인류 문자의 기원을 결승문자에서 찾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여기에서 보다 발달되어 그림문자가 생겨났다. 나무나 돌 등에 선이나 그림을 그려 좀더 편리하고 합리적인 의사소통 수단을 개발한 것이다. 그림문자는 보다 직접적이면서도 구체적이고 다양성이 있으며, 무엇보다 기록성이 있었다. 이러한 그림문자가 등장함으로서 인류 문화 발달단계에 있어 하나의 전환기가 되었다.
 
기원전 5천년 경 동굴에서 살았던 원시인들은 동굴 벽면 등에 원과 선을 새기거나 그림을 그려 기록으로 남겼다. 그림문자는 오늘날 세계 도처에서 발견되고 있으며, 우리 나라에도 현재 암각화(岩刻畵)의 형태로 여러 곳에 존재하고 있다.
 
처음에는 언어로만 전해지던 신화나 주변에서 본 것들을 사실적인 그림의 형태로 표현하였다. 이러한 그림이 점차 진화하여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을 전달하는 수단으로서 기록을 남기는 방법이 되었고, 그림 또한 점차 간략화 되어 여러 가지 기호를 사용하는 단계로까지 진보하면서 그림문자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그림문자의 의미를 보다 구체화하고 보편성을 갖게 하기 위해 고대 사람들은 상형문자(象形文字)를 고안해 냈다. 이 상형문자야말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최초의 문자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고대 이집트의 신성문자, 메소포타미아의 설형문자, 중국의 한자(漢字) 등은 모두 그림문자에서 진화된 상형문자들이다.
 
상형문자 중 가장 오랜 것은 바빌로니아와 앗시리아에서 사용된 설형문자(楔形文字)이다. 이는 그림문자에서 발달한 것이지만 고대 이집트에서 사용되던 신성문자와는 다소 달랐다. 이들은 서사 재료로 점토판을 사용했는데, 그림문자를 정교하게 새기기 어렵자 이를 쐐기형[楔形]으로 간소화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기원전 1천년 경에 페니키아 사람들은 이러한 설형문자를 더욱 간소화시켜 오늘날 알파벳의 기원이 되는 문자를 만들어 냈다.
 
이집트인의 상형문자는 기원전 3천년 경에 생긴 것으로 처음에는 그것이 묘사하는 사실 이상의 것을 표현하지 못했으나 점차 넓은 의미나 개념을 전달하는 수단으로까지 확대되었다. 이집트인들은 이들 문자를 초기에는 돌에 새겼지만 점차 파피루스에 기록하게 되었다. 이처럼 그림문자는 점차 발전하여 설형문자나 한자와 같은 상형문자인 표의문자로 진화되었고, 설형문자는 더욱 간소화되면서 발전되어 오늘날의 알파벳과 같은 표음문자로 변천해 왔다.
 
문자의 발생은 이처럼 오랜 과정을 거쳐 형성되면서 세계 각지에서 필요에 따라 다양한 문자가 생겨났다. 문자가 생겨남으로서 인간은 비로소 거리나 장소에 관계없이 보다 명확하게 의사를 표시하거나 전달할 수 있게 되었고 기록으로 남겨 후세에도 전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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